서울역사 4

소공동의 오늘과 숨은 보석

1. 소공동의 숨은 역사: 환구단에서 걷는 시간의 궤적소공동은 한때 왕실과 깊은 연관을 가진 공간으로, 고종이 대한제국의 황제로 즉위하며 제천의례를 올렸던 환구단이 자리한 곳이다. 환구단은 하늘에 제사를 올리는 천제 제단으로, 황제 권위를 상징하는 핵심 시설이며, 현재 일부 남아 있는 황궁우와 돌북 등 구조물은 당시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일제강점기와 근대화, 상업화 과정을 거치며 주변 풍경은 변했지만, 골목과 작은 건물 속에는 여전히 역사적 흔적이 살아 있다. 소공동 골목에 남아 있는 조선 시대의 흔적, 오래된 돌담과 건물 구조, 왕실과 연결된 지명의 흔적은 오늘날에도 동네의 독특한 정체성을 유지하는 기반이다. 이러한 역사적 요소들은 단순한 상업지구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며, 골목길을 따라 걸을 ..

환구단 이야기 2025.08.14

소공동과 환구단의 역사적 풍경

1. 소공동의 지리와 이름 유래서울의 중심부, 중구에 자리한 소공동은 동남쪽으로 남대문로, 서쪽으로 태평로, 그리고 북쪽으로 을지로와 접해 있는 중요한 지역이다. 오늘날 소공동은 금융기관과 백화점, 고급 호텔들이 밀집한 상업 중심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 역사는 조선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소공동이라는 이름은 한자 그대로 ‘작은 공주 골’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 조선 태종의 둘째 딸인 경정공주와 깊은 연관이 있다. 경정공주의 부마였던 조대림의 집이 현재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이 위치한 자리에 있었는데, 이 집터 주변 지역을 ‘작은 공주 골’이라 부르다가 이를 한자로 표기해 소공동(小公洞)이라 명명한 것이다. 경정공주가 살던 이 집은 단순한 사저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임진왜란 이후에는 명나라 사신..

환구단 이야기 2025.08.12

근대와 현대가 만나는 공간: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과 환구단 역사 여행

1.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근대 역사와 현대 미술의 만남덕수궁 내 석조전과 그 옆에 위치한 석조전 서관은 대한제국과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품은 건축물이다. 석조전은 고종 황제가 근대적 국가로서 대한제국의 위상을 시각적으로 드러내고자 1900년대 초 착공한 서양식 석조건물이며, 서관은 1938년 완공되어 ‘이왕가미술관’으로 개관하여 조선 왕실 문화재를 전시하였다. 일제강점기 식민 통치와 문화 정책의 산물이기도 한 이 공간은 오늘날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으로 새롭게 단장되어 한국 근대미술의 중심 전시장으로 거듭났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은 서울 중심부의 역사적 공간에 자리 잡아,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독특한 문화적 장을 제공한다. 전시 공간으로서의 덕수궁관은 구한말, 일제강점기, 광복 직후 시기까..

환구단 이야기 2025.08.11

[환구단과 정동 공간사⑦] 정동의 길, 제국의 질서

1. 정동의 탄생과 근대도시 질서의 전환점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 정동 일대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외교·정치·종교·교육 시설이 집중되면서 근대 도시공간으로서의 성격을 갖추기 시작했다. 이 변화는 단순한 건축 양식의 전환이나 서구식 제도 도입 차원을 넘어, 기존의 봉건적 도시구조를 해체하고 새로운 도시 질서를 시도한 시발점이었다. 전통적인 한양 도성은 종묘, 사직, 경복궁을 중심으로 ‘유교적 정치 공간’으로 설계되었으나, 정동은 이와 다른 궤도에서 성립되었다. 정동 일대는 1880년대 중반부터 미국·러시아 등 외국 공사관이 속속 들어서기 시작했다. 1885년에는 아펜젤러가 배재학당을, 같은 해 10월에는 정동제일교회를 창립했고 1886년에는 이화학당이 설립되면서 정동은 ‘근대 교육 기능의 중심지’로..

환구단 이야기 2025.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