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 겨울의 어둠을 건너기 위한 의례겨울이 오면 북유럽의 풍경은 거의 멈춰버린 듯 고요해집니다. 낮은 짧아지고 바다는 거칠어지며, 초록빛 들판은 눈 속에 파묻힙니다. 농업으로 먹고살기엔 계절이 너무 짧았고, 바다로 나가자니 폭풍은 예측할 수 없었습니다. 그 불안정한 땅에서 사람들은 한 가지 방식을 만들어냈습니다. '모두를 불러 모아 신과 계약을 새로 쓰는 것. 그것이 블로트(Blót)'였습니다. 블로트는 고대 노르드어로 ‘바치다’라는 뜻을 지닙니다. 그러나 이 의례는 단순히 바치는 행위가 아니었습니다. 올해도 세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인간과 신이 함께 질서를 붙잡는 약속이었습니다. 눈보라가 몰아치기 전, 그들은 신전의 불을 밝히고 잔치를 베풀며 맹세했습니다. 겨울을 견디기 위해, 다시 하나가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