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신궁 2

[환구단과 세계의 제천 문화②] 일본 이세신궁 – 태양신과 국가 권위

1. 태양신 아마테라스와 이세신궁의 기원이세신궁(伊勢神宮)은 태양신 아마테라스 오미카미를 모시는 일본 최고 성소로, 아마테라스는 신화 전승에서 황실의 조상신으로 자리합니다. 일본서기와 고사기 기록에 따르면 천황가는 아마테라스의 직계 혈통이라는 신화적 정통성을 갖고 있으며, 이세신궁은 바로 그 정통성을 뒷받침하는 영적 근거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세신궁은 내궁(아마테라스)과 외궁(도요우케)으로 이루어지며, 도요우케는 의식주와 생업을 관장해 아마테라스께 바칠 공양을 맡는 신으로 설명됩니다. 이 구도는 흔히 ‘태양(빛)과 생업·풍요’의 상보성으로 해석됩니다. 일본인들은 이 성소를 단순한 신사로 보지 않았습니다. 이는 국가 자체를 지탱하는 근원적 신성의 자리였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세신궁은 20년마다 ‘식년천궁..

환구단 이야기 2025.08.23

[환구단과 정동 공간사③] 해체와 재기억 – 일제강점기와 광복 이후

1. 일제의 권역 해체 전략: 물리적 해체와 상징의 말살1900년대 이후 일제는 대한제국의 상징 공간을 체계적으로 해체했다. 특히 정동과 환구단 권역은 고종의 정치·외교·문화 전략이 집약된 장소로서 일제의 우선적 통제 대상이 되었다. 일제는 환구단의 원형 제단을 1913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조선호텔을 건립함으로써 제국 통치의 공간을 물리적으로 말살하고, ‘천자국’ 대한제국의 상징을 일상에서 지워냈다. 이는 단순한 개발 사업이라기보다는, 대한제국의 상징적 의례였던 천제 의식을 무력화하고 그 기억을 지우기 위한 의도적 기획이었다. 이와 함께 중명전은 궁내부 소속 공간에서 일본 통감부의 행정 관할로 넘어가며 외교의 전초기지라는 기능을 박탈당했다. 정동교회와 배재학당 등 서양 세력과의 연계 지점 역시 일본의 ..

환구단 이야기 2025.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