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갤룽간의 기원 — 신들이 돌아온 날발리의 갤룽간(Galungan) 축제는 흔히 ‘신들의 귀환’으로 설명됩니다. 그러나 이 표현에는 단순한 종교적 의례를 넘어서는 깊은 세계관이 담겨 있습니다. 갤룽간은 오늘날 발리력(Pawukon) 상 210일마다 돌아오며, 이날을 기점으로 신들과 조상 영혼이 지상에 내려와 열흘간 머문다고 믿습니다. 그 열흘 동안 마을 전체는 우주의 중심(부아나 아궁, Buana Agung)으로 전환되고, 인간은 하늘의 질서에 다시 편입됩니다. 갤룽간의 기원은 5~6세기 무렵 인도에서 유입된 힌두교가 9세기경 자바·발리 왕국의 국가 제례 체계와 결합하면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도 본토에서 힌두교가 전래되기 전, 발리에는 애니미즘·조상숭배·정령신앙이 공존했는데, 이후 힌두-불교..